법률상담

스레드·인스타 OO팔이, 왜 반복해서 속을까

지세훈_변호사 2026. 4. 13. 12:14

 

어느 날은 아무 일도 없는데도 손가락이 바빠진다. 스레드 피드를 넘기다 보면, 다들 무엇인가를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모르는 어떤 길, 어떤 공식, 어떤 지름길. 그들은 그것을 이미 통과했고, 그래서 지금 여기서 말해주는 것처럼 보인다. 이상하게도 그 말들은 친절하다. 너무 친절해서, 경계가 조금씩 느슨해진다.

가끔은 생각한다. 정말로 그런 방법이 있다면, 왜 굳이 이렇게까지 설명하고 있을까. 설명은 에너지가 드는 일이다. 특히 낯선 사람을 설득하는 일은 더 그렇다. 그 수고를 들이면서까지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은 어디서 오는 걸까. 선의라고 하기에는 반복이 너무 많고, 댓글을 남기면 DM을 준다고 한다. 그럴 거면 차라리 여기서 다 말해주면 될 텐데, 이상하게도 핵심은 늘 그 다음으로 미뤄진다.

그렇게 댓글을 남기고, 메시지를 보내고, 몇 마디를 더 주고받는 사이에 거리는 빠르게 좁혀진다. 낯선 사람이었던 누군가가, 어느 순간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말투는 부드럽고, 답장은 빠르고, 질문에는 친절하게 응답한다. 그 친절함이 이상하게도 마음을 안심시킨다. 경계해야 할 이유보다, 믿어도 괜찮을 이유가 더 많이 떠오른다.

그들은 처음부터 큰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아주 작은 선택 하나만 요구한다.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 한 번쯤은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은 조건. 그 선택을 하고 나면, 이미 발을 들인 상태가 된다. 그리고 그 다음 선택은 조금 더 쉬워진다. 사람은 이미 내린 판단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어지는 선택들은 점점 더 자연스러워진다. 이상하다고 느꼈던 순간이 분명히 있었는데도, 그 감각은 금방 사라진다.

나는 그 과정을 바깥에서 지켜보는 입장에 가까운 사람이다. 일이 다 끝난 뒤에야 만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미 돈은 나갔고, 연락은 끊겼거나 흐려져 있고, 남은 것은 캡처된 대화 몇 장과 입금 내역뿐이다. 그 기록들을 하나씩 넘겨보면, 특별한 장면은 없다. 누가 봐도 명백하게 잘못된 순간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오히려 너무 평범해서, 그 안에 위험이 숨어 있었다는 사실이 더 늦게 드러난다.

그 과정에는 늘 비슷한 장면이 반복된다. “조금만 더 해보면 달라질 것 같다”는 기대, “여기서 멈추면 지금까지가 아까워진다”는 생각. 그 두 가지가 사람을 붙잡는다. 이미 지불한 비용보다, 앞으로 얻을 것에 시선이 가 있는 상태. 그때부터는 계산이 아니라 감정이 결정을 대신한다. 그리고 그 감정은 대부분, 아주 조용하게 방향을 틀어버린다.

가끔은 이런 상황을 보면서 묘한 기분이 든다. 누군가는 여전히 그 사람을 믿고 있고, 누군가는 이미 의심하고 있고, 누군가는 그 사이 어딘가에서 망설이고 있다. 같은 말을 듣고도 서로 다른 결론에 도달하는 모습. 그 안에는 정보의 차이보다도, 타이밍의 차이가 더 크게 작용한다. 어떤 사람은 아직 기대가 남아 있고, 어떤 사람은 이미 경험으로 배웠다. 그 경계선은 생각보다 얇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사람을 믿지 말라는 말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에 가깝다. 사람은 결국 사람을 통해 선택을 한다. 다만 그 선택이, 확인할 수 있는 것 위에 서 있는지, 아니면 감정 위에 서 있는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문제는 대부분 후자에서 시작된다. 설명이 매끄럽고, 타이밍이 절묘하고, 말이 다정할수록 그 감정은 더 쉽게 만들어지고, 선택은 더 빨라진다.

그리고 그 끝은 늘 비슷하다. 연락이 점점 느려지고, 답변이 애매해지고, 결국에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다. 그때가 되어서야 처음부터 다시 떠올리게 된다. 왜 결과만 보여주고 중간 과정은 말하지 않았는지, 왜 계속해서 다음 단계로만 이끌었는지. 이미 지나온 장면들이 전부 다른 의미로 보이기 시작한다.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고, 그 사람이 하는 그 얘기를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누구나 비슷한 순간을 마주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때의 어색함을 눈치채고 멈추고, 어떤 사람은 한 발 더 내딛는다. 그 한 걸음이, 나중에 꽤 큰 손해로 돌아온다. 댓글을 남기지 않았더라면,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더라면, 한 번만 더 확인해봤더라면. 사실 거창하고 대단한 선택이 아니다. 한 번의 클릭, 한 번의 송금, 한 번의 “괜찮겠지”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든다.

오늘도 피드에는 여전히 ‘방법’을 말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누군가는 뒤집힌다며, 인생이 바뀐다며 또 다른 이야기를 꺼낸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다. 그 장면은 계속 반복된다. 다만 그 사이에서, 아주 일부만이 한 번쯤 멈춘다. 그리고 아마도, 그 멈춤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지켜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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