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으로 갚은 돈, 영수증이 없다면? 대여금 소송 답변서 작성법

돈을 빌렸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미 현금으로 모두 갚았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문제는 돈을 돌려줄 당시 영수증을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친한 친구나 가족, 오랫동안 거래해 온 지인 사이에서는 돈을 주고받으면서 별도의 서류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방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소송이 시작되면 그 믿음은 별다른 의미가 없어집니다. 원고는 차용증이나 계좌이체 내역을 제출하면서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피고는 이미 현금으로 변제했다고 항변하지만 이를 직접 증명할 자료가 부족합니다. 돈을 갚은 사실이 분명하다면 법원도 당연히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민사소송은 당사자의 기억이나 확신만으로 결론을 내리는 절차가 아닙니다. 법원은 제출된 증거를 통해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판단합니다. 따라서 현금으로 빌린 돈을 갚았지만 영수증이 없는 경우에는 대여금 답변서를 작성하는 단계부터 신중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억울하다는 말보다 중요한 것은 변제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지입니다.
대여금 반환소송에서는 먼저 원고가 금전을 대여했다는 사실과 그에 따른 반환청구권의 발생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런데 피고가 돈을 빌린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 이미 변제했다고 주장한다면 법률적으로 문제가 달라집니다. 원고가 대여 사실을 증명하고 피고가 그 채무의 소멸을 주장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변제에 관한 증명책임이 채무자에게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24년 10월 8일 선고 2024다258921 판결에서도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급부했다는 사실과 그 급부가 특정 채무의 변제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는 법리를 확인했습니다. 쉽게 말해 피고는 돈을 마련했다는 사실만 증명해서는 부족합니다. 실제로 원고에게 돈을 지급했고, 그 돈이 문제 되는 대여금의 변제로 지급되었다는 점까지 증명해야 합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답변서의 방향부터 잘못 설정할 수 있습니다. 특히 차용증이 존재하고 대여금 지급 사실에 다툼이 없다면 원고가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사실까지 모두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적절한 방어방법이 아닙니다. 변제를 주장하는 피고가 그에 맞는 증거를 제출해야 합니다.
현금 변제 사건에서 피고가 가장 먼저 제출하는 자료는 은행 계좌의 현금 인출내역입니다. 가령 원고에게 2,000만 원을 빌린 피고가 변제기 무렵 자신의 계좌에서 2,000만 원을 인출했다면 변제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은행에서 돈을 인출했다는 사실과 그 돈을 원고에게 전달했다는 사실은 서로 다릅니다. 피고가 생활비나 다른 채무를 갚기 위해 돈을 인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금 인출내역만으로 대여금 채무가 소멸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답변서에는 인출한 현금을 실제로 전달한 장소와 시간, 당시 함께 있었던 사람, 돈을 건네게 된 경위를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합니다. 인출 직후 원고를 만났다는 통화내역이나 메시지가 있다면 함께 제출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만난 사실이 확인된다고 해서 반드시 돈을 전달한 사실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각각의 자료가 어느 사실을 증명하는지 구분해야 합니다. 현금 변제 입증의 핵심은 인출부터 전달까지의 과정을 객관적인 자료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영수증이 없을 때는 변제 전후에 작성된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대화가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고가 원고에게 돈을 돌려주겠다고 연락한 내용, 원고가 현금으로 가져오라고 요청한 내용, 변제 이후 더 이상 돈을 요구하지 않거나 채무가 정리되었다고 언급한 내용 등이 그렇습니다. 특히 원고가 돈을 받았다고 직접 인정한 메시지가 있다면 변제 사실을 증명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피고가 일방적으로 돈을 갚았다고 보낸 문자만으로 원고의 수령 사실이 증명되는 것은 아닙니다. 원고가 해당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았거나 내용에 동의하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금 전달 당시 함께 있었던 제3자의 진술도 검토할 수 있지만,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의 진술은 이해관계와 구체성 등을 함께 평가받게 됩니다. 실제 전달 장면을 목격한 사람과 돈을 갚았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전해 들은 사람의 진술은 증명력이 같지 않습니다. 답변서를 작성할 때는 이러한 증거를 단순히 나열하기보다 각각의 자료가 변제 과정의 어느 부분을 뒷받침하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법원은 증거의 개수보다 내용과 신빙성을 중요하게 판단합니다.
대여금 답변서는 원고의 청구취지에 대한 답변과 청구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으로 구성해야 합니다. 이미 전액을 변제했다는 입장이라면 청구취지에 대한 답변으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해 달라는 취지를 기재할 수 있습니다. 청구원인에 대한 답변에서는 차용 사실과 변제 사실을 구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원고로부터 2024년 6월 1일 2,000만 원을 차용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2024년 8월 30일 원고에게 현금 2,000만 원을 지급하여 대여금 원금을 전액 변제했다는 방식으로 작성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해당 날짜에 현금을 인출한 경위와 원고를 만난 장소, 현금을 전달한 방법을 설명하고 관련 자료를 증거로 제출해야 합니다. 물론 실제로 있었던 사실을 기준으로 작성해야 하며, 불분명한 날짜나 장소를 임의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이자채무가 별도로 존재한다면 원금 변제만으로 모든 채무가 소멸한 것인지 추가 검토가 필요합니다. 또한 소장에 기재된 대여금 액수나 변제기가 실제 약정과 다르다면 해당 부분도 별도로 다투어야 합니다. 답변서에서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인정할 사실과 부인할 사실을 구분하지 않은 채 원고의 청구가 부당하다고만 주장하는 것입니다.
현금 변제 사건에서는 영수증이 없다는 사실 자체보다 변제 이후의 행동이 불리한 정황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당한 금액을 모두 갚았다고 하면서 차용증을 돌려받지 않았고, 이후 원고가 여러 차례 돈을 갚으라고 요구했는데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피고의 설명을 의심할 여지가 생깁니다. 그러나 차용증을 반환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변제 사실이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4다258921 판결 역시 영수증 작성이나 차용증 반환이 변제의 필수 요건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해당 판결은 계좌 송금에 관한 사안이므로 현금 인출만으로 변제가 증명된다고 확대해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여러 건의 금전거래가 있었다면 현금 지급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그 돈이 어느 채무에 충당되는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476조 이하의 변제충당 규정과 당사자 사이의 약정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원고가 현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 다른 채무에 충당했다고 주장한다면 그 주장에 필요한 사실관계와 증명책임도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결국 돈을 지급했다는 사실과 문제 된 채무가 소멸했다는 결론 사이에는 법률적으로 검토해야 할 단계가 존재합니다.
제가 현금 변제 후 대여금 반환소송을 당한 피고의 사건을 검토한다면 가장 먼저 실제로 돈을 지급한 날짜부터 확인하겠습니다. 그다음 해당 날짜 전후의 금융거래, 통화내역, 문자메시지, 일정 기록과 제3자의 진술을 종합하여 변제 경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겠습니다. 상대방의 주장에 모순이 있는지도 검토하겠지만, 원고의 설명이 석연치 않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의 변제 사실이 증명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민사소송법 제256조에 따라 피고는 원칙적으로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증거가 부족하다고 답변서 제출을 미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우선 청구를 다투는 취지와 변제 항변의 핵심을 명확하게 밝히고, 필요한 증거는 절차에 맞추어 보완해야 합니다. 앞으로 현금으로 채무를 변제할 때는 민법 제474조에 따른 영수증청구권을 행사하고, 전액 변제했다면 제475조에 따라 차용증 등 채권증서의 반환도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미 영수증 없이 돈을 갚았다면 과거의 실수를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남아 있는 증거를 정확하게 정리하여 대응할 수는 있습니다. 돈을 갚았다는 확신과 돈을 갚았다는 증명은 다릅니다. 대여금 소송에서 피고가 집중해야 할 것은 바로 그 차이를 메우는 일입니다.
법률상담 안내
지세훈 변호사 법률상담 안내
📌 지세훈 변호사 법률상담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법률 문제로 변호사 상담을 고민하실 때 어떻게 물어보...
blog.naver.com
변호사지세훈법률사무소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293-19, 512호
상담예약 02 419 4199
변호사지세훈법률사무소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29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