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상담

AI 시대에 맞는 변호사상은 무엇인가, 오늘도 나는 그 답을 고민하고 있다

지세훈_변호사 2026. 5. 22. 13:46

 

AI 시대 법률시장 변화와 변호사의 고민

과연 AI 시대에 맞는 변호사상은 무엇인지 요즘 자주 생각하게 된다. 다만 이 질문은 변호사가 사라질 것인가를 묻는 문제와는 조금 다르다. 오히려 어떤 변호사가 남게 될 것인가에 가까운 질문일 수 있다. 인공지능은 이미 계약서 초안 작성, 판례 검색, 논점 정리, 문서 요약 단계에서 상당한 효율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리걸테크 시장 역시 빠르게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법률정보 독점 구조는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변호사의 역할 역시 재정립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 국면에서는 단순히 법리를 많이 알고 있는 것보다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판단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질 수 있으며, 실제 분쟁에서는 변호사의 조력이 여전히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AI 법률서비스의 현재 수준과 한계

실무에서 직접 사용해 보면 AI는 분명 뛰어난 도구다. 자료를 모으고, 판례를 정리하고, 주장 구조를 만드는 능력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은 정확한 답을 스스로 찾아낸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른 면이 있다. 예를 들어 동일한 송금내역이 존재하더라도 어떤 사건에서는 대여금으로 인정되고, 다른 사건에서는 증여나 투자금 주장으로 연결될 수 있지만 이런 미묘한 부분에 대하여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연습삼아 여러가지 가상의 사례를 만들어 열심히 돌려 본 결과 AI는 그저 가능성만 제시할 뿐이고 이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여전히 변호사가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자료는 같아도 맥락과 입증 구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AI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단계에서는 강점을 보이지만, 어느 방향을 선택해야 하는지 최종 결론을 내리는 영역에서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 지점에서 변호사의 판단과 경험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이혼사건이 보여주는 인간 문제의 복합성

이혼과 가사사건은 특히 AI의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영역이다. 재산분할 기여도가 쟁점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특유재산 다툼인 경우가 있고, 양육권 분쟁의 경우 자세히 들여다 보면 막상 누군가가 양육을 원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반대로 외도로 인한 이혼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조정이혼 가능성이 열리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혼사건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쟁점 하나로 움직이지 않는다. 감정, 재산, 자녀, 생활, 체면, 미래 계획이 동시에 얽혀 들어간다. AI는 정보를 정리할 수 있다. 다만 무엇이 본질이고 무엇이 부수 요소인지 가려내는 작업은 여전히 인간 판단 비중이 높은 영역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건일수록 경험 있는 변호사의 도움이 중요하다 하겠다.

 

리서치와 최종 판단은 다른 문제다

나는 현재 기준에서 AI를 매우 우수한 리서치 툴이라고 생각한다. 판례 검색, 문헌 조사, 초안 작성, 비교 검토 단계에서는 실무 효율을 크게 높여준다. 다만 도구로서 활용하는 것과 AI에 의존하는 것은 반드시 분리해서 봐야 한다. 법률문제는 단순 정답 찾기가 아니다.

입증책임, 증거 배열, 상대방 반응, 재판부 설득 구조까지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같은 자료라도 언제 제출하는지, 어떤 순서로 설명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사례는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결국 리서치는 AI가 담당할 수 있어도 최종 판단과 책임은 여전히 변호사가 맡아야 할 가능성이 크며, 복잡한 사건에서는 변호사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실제 분쟁에서는 결국 누군가가 책임 있는 결론을 내려야 하며, 그 순간에는 여전히 경험 있는 변호사의 역할이 필요하다.

 

AI 시대 변호사의 경쟁력은 달라질 수 있다

앞으로 변호사는 AI를 가장 잘 활용하여 효율적으로 사건을 이끌어가면서도 마지막 순간에는 경험과 직관으로 결론을 내리는 사람이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기술을 거부하는 태도보다 검증하고 활용하는 태도가 현실적 대응이 될 수 있다.

나는 그래서 요즘 더 많이 공부한다. 직접 사용한다.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무엇을 맡길 수 있고, 어디서부터 사람이 개입해야 하는지 계속 검증한다. AI한테 밥그릇 뺏길까 걱정하기보다 옆자리에 앉혀 두고 일하는 방법을 배우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앞으로의 변호사의 역할 자체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나는 AI 시대의 변호사가 되려고 한다

AI 발전은 앞으로 더 빨라질 것이다. 리서치 능력은 높아질 것이고, 문서 작성 영역에서는 인간을 넘어서는 장면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적어도 지금 단계에서는 AI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 존재라고 보기는 어렵다. 누군가는 자료를 모으고, 누군가는 결론을 내려야 한다.

나는 지금 AI 시대에 맞는 변호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은 받아들인다.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다만 최종적인 판단은 놓지 않는다. 법률분쟁에 있어서 단순히 답을 내려주는 것에서 나아가 인간 대 인간으로 필요한 서비스 제공에 집중한다. 어쩌면 그것이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변호사상일 수 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그런 의미에서는 나야말로 꽤 지금 시대에 어울리는 변호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잠깐 내 자신에 취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