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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상담

입속의 폭발, 혹은 갇혀 있다는 것에 대하여

 

어느 날 오후, 나는 아이에게 팝핑캔디의 원리를 설명해야 했다. "아빠 이게 왜 입 속에서톡톡 터져요?"라고 물었을 때, 나는 잠시 멈칫했다. 과학적으로 설명하자면 이산화탄소가 고압 상태로 설탕 결정 안에 갇혀 있다가, 타액이 설탕을 용해시키는 순간 압력이 해제되며 기체가 급속히 팽창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린 아이의 언어가 아니었다. 아 이걸 어떻게 쉽게 설명하지. 

팝핑캔디는 사실 단순한 과자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압축된 우주다. 만드는 방법을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놀라운 폭력과 섬세함이 공존한다. 설탕을 140도 이상으로 가열해 찐득한 시럽 상태로 만든 다음, 자동차 타이어 공기압의 20배에 달하는 압력으로 이산화탄소를 밀어 넣는다. 그리고 굳힌다. 가스는 도망치지 못하고 설탕 안에 갇힌다. 그렇게 갇힌 채로 포장지에 담겨 가게 선반에 놓이고, 누군가의 손에 쥐어지고, 결국 낯선 입안으로 들어온다. 거기서 비로소 자유를 얻는다. 톡, 하고. 나는 그 여정이 어딘지 모르게 인간의 일생과 닮아 있다고 느꼈다.

갇혀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늘 어떤 형태로 갇혀 있다. 직업 안에, 관계 안에, 나이 안에, 역할 안에. 변호사인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본다. 이혼을 원하는 사람들, 배신당한 사람들, 오랫동안 참아온 사람들. 그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더 이상은 못 견디겠어요." 그 문장을 들을 때마다 나는 팝핑캔디를 떠올린다. 어떤 사람들은 오랫동안 압력을 견디며 굳어 있다가, 어느 순간 침이 설탕을 녹이듯 무언가가 녹아내리면 결국 터진다. 톡, 하고. 그것은 파국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해방이기도 하다. 

누군가가 밥을 먹는다는 것의 비장함을 썼다면, 나는 사탕 하나가 터지는 것의 철학을 이야기하고 싶다. 작은 것 안에 큰 것이 들어 있다는 감각. 팝핑캔디 한 알 안에는 엄청난 압력이 들어 있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겉에서 보면 그냥 달콤한 색깔의 작은 알갱이일 뿐이다. 그런데 그것이 혀 위에 올라오는 순간, 숨겨져 있던 것들이 전부 터져 나온다. 나는 사람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서로를 너무 쉽게 읽는다. 조용한 사람을 단순하다고 생각하고, 말이 없는 사람을 속이 비어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사람은 언제나 겉보기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안에 담고 있다. 그것이 어느 날 갑자기 터져 나올 때, 우리는 왜 갑자기 몰랐던 모습을 보여주냐며 당황한다. 하지만 사실 우리가 몰랐던 게 아니라, 보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산화탄소, 즉 우리가 숨을 내쉴 때 나오는 바로 그 기체가 팝핑캔디의 비밀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우리의 날숨이 설탕 안에 갇혀 폭발을 만들어낸다. 숨이라는 것은 원래 우리 안에서 나오는 것인데, 그것이 설탕이라는 단단한 구조 안으로 들어가 압축되면 전혀 다른 무언가가 된다. 글쓰기도 그런 것 같다. 우리가 매일 내쉬는 숨처럼 흘려보내는 생각들, 스쳐 지나가는 감정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상의 조각들. 그것들을 어떤 형식 안에 꽁꽁 눌러 담으면, 독자의 혀 위에서 그것은 폭발한다. 문학이란 결국 압축된 숨이다. 평범한 날숨이 단단한 언어의 결정 속에 갇혀, 독자의 입안에서 비로소 터져 나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점점 터지지 않는 법을 배우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자라면서 압력을 견디는 법을 배운다. 슬퍼도 울지 않고, 화가 나도 참고, 억울해도 삼킨다. 그렇게 쌓인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 나는 법률 사무소에서 그 답을 너무 자주 목격한다. 20년 동안 꾹 참아온 배우자가 어느 날 서류 한 장을 들고 찾아온다. 이혼 소장. 그것은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다. 20년치의 압력이 드디어 임계점을 넘은 것이다. 팝핑캔디가 입안에서 터지듯, 사람의 마음도 서서히 녹아 내리다 어느 순간 한꺼번에 터진다. 우리가 관계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폭발의 순간이 아니라, 그 오래전부터 진행되어온 용해의 과정이다.

다시 아이에게로 돌아간다. 아이는 팝핑캔디가 터질 때 눈을 크게 뜨고 웃는다. 아이에게 이 감각은 순전한 기쁨이다. 신기하고 재미있고 조금 간지럽다. 아이는 이것이 왜 만들어졌는지, 누가 처음 발명했는지, 얼마짜리인지 묻지 않는다. 그냥 지금 이 순간 입안에서 터지는 것을 온몸으로 즐긴다. 그런 아이를 보며 나는 이렇게 또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