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준비서면 작성의 확산과 그 이면
최근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인해 일반인도 비교적 손쉽게 준비서면 초안을 작성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소송 당사자들 중 상당수는 자신의 사건 내용을 입력한 뒤 AI가 작성한 문서를 그대로 제출하거나, 일부 표현만 수정하여 법원에 제출하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비용 절감과 신속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준비서면이 단순한 글쓰기 문서가 아니라는 점에 있다.
준비서면은 자신의 억울함을 설명하는 수기(手記)가 아니라 법원이 판단해야 할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와 법리를 연결하는 소송문서이다. 따라서 문장이 자연스럽게 작성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오히려 핵심 쟁점을 흐리거나 불리한 사실관계를 스스로 인정하는 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다. AI의 활용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지만, 그 한계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며, 중요한 사건일수록 변호사의 검토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준비서면의 본질은 글쓰기보다 전략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준비서면을 일종의 보고서나 탄원서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소송에서는 무엇을 쓰는가보다 무엇을 쓰지 않는가가 더 중요한 경우가 적지 않다. 동일한 사실관계라도 어떤 내용을 전면에 배치할 것인지, 어떤 쟁점을 후순위로 둘 것인지에 따라 재판부가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여금 사건에서 상대방이 돈을 빌려간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변제 여부만 다투어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AI가 작성한 문서가 사건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금전 거래 자체를 부인하는 방향으로 서술한다면, 기존 증거와 충돌이 발생하여 전체 주장의 신빙성이 약화될 수 있다. 준비서면은 단순한 문장 생성이 아니라 소송 전략의 구현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하며, 이러한 전략적 판단은 결국 변호사의 역할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AI는 사실관계의 중요도를 판단하지 못한다
소송기록을 검토하다 보면 당사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과 실제 재판에서 중요한 내용이 전혀 다른 경우를 자주 발견하게 된다. 당사자는 상대방의 태도나 감정적 갈등에 집중하는 반면, 법원은 특정 일시, 특정 계약 내용, 특정 송금 내역과 같은 객관적 사실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다.
AI는 입력된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그럴듯한 문장을 생성할 뿐, 어떤 사실이 법률적으로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지까지 완벽하게 판단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불필요한 내용은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정작 승패를 좌우하는 사실은 한 줄로 지나가거나 누락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이혼, 상간, 대여금, 손해배상 사건에서는 작은 사실 하나가 전체 판단을 뒤집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실관계의 선별과 배열 과정에서 변호사의 검토가 더욱 중요해진다.
허위 판례와 부정확한 법리의 위험
AI 활용 과정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문제 중 하나는 존재하지 않는 판례나 법리를 제시하는 현상이다. 최근의 AI는 과거보다 상당히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법률 분야에서는 부정확한 인용이나 잘못된 법적 평가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더 큰 문제는 일반인이 그 오류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문장은 전문적으로 보이고 논리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때문에, 마치 정확한 법률 검토를 거친 것처럼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법원은 판례번호 하나, 법조문 하나도 실제 존재 여부를 검토하며, 잘못된 법리를 전제로 한 주장은 오히려 문서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AI가 제공한 법률정보는 참고자료로 활용하되, 실제 제출 전에는 반드시 검증 절차를 거치는 것이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변호사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불리한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위험성
실무상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AI가 작성한 문서를 검토 없이 제출하면서 불리한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경우이다. 소송에서는 한 번 제출한 서면의 기재 내용이 이후 주장과 충돌할 경우 불리한 평가를 받을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사실상 자백에 가까운 의미로 해석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가령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하려는 의도였음에도 불구하고 문장 구조상 특정 사실을 인정하는 표현이 포함될 수 있다. 일반인은 이를 단순한 문장상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지만, 법원은 해당 표현 자체를 중요한 진술로 받아들일 수 있다. 준비서면은 단순히 읽기 좋은 문서가 아니라 법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문서라는 점을 고려해야 하며, 제출 전 변호사의 검토가 필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AI는 사건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다
재판은 개별 문서 하나만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소장, 답변서, 준비서면, 증거서류, 상대방 주장, 기존 재판부의 석명사항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전체 사건이 형성된다. 따라서 현재 제출하는 준비서면 역시 이전 기록과의 정합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AI는 통상적으로 현재 입력된 정보 중심으로 문서를 생성하기 때문에, 기존 기록 전체와의 연계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앞서 제출한 주장과 모순되는 내용이 포함되거나, 이미 다투지 않기로 정리된 쟁점을 다시 꺼내 혼선을 유발할 수 있다. 결국 소송은 문서 작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건 전체를 관리하는 문제이며, 이러한 관점에서 변호사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게 된다.
AI를 활용하되 최종 책임은 당사자에게 있다
AI는 분명 유용한 도구이다. 자료 정리, 논점 정리, 초안 작성 단계에서는 상당한 효율성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일부 단순 사건에서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도 한다. 다만 효율성과 정확성은 서로 다른 문제이며, 법률문서 영역에서는 그 차이가 매우 크게 나타난다.
첫째, AI는 초안 작성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법리와 판례는 반드시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셋째, 중요한 소송일수록 제출 전 변호사의 검토를 거치는 것이 안전하다. AI를 활용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해서 법률전문가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결과에 대한 책임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준비서면 작성은 글짓기가 아니다
준비서면은 단순한 문서가 아니라 소송 당사자의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현하는 절차적 행위이다. 따라서 문장이 자연스럽게 작성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준비서면이 되는 것은 아니며, 쟁점 설정, 증거 연결, 법리 구성, 기존 기록과의 정합성까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AI는 훌륭한 보조도구가 될 수 있지만, 소송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체가 될 수는 없다. 특히 결과가 인생과 재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라면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AI가 작성한 준비서면 초안을 검토받고 싶거나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의 전략적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지세훈 변호사로부터 법률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하나의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법률상담 안내
지세훈 변호사 법률상담 안내
📌 지세훈 변호사 법률상담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법률 문제로 변호사 상담을 고민하실 때 어떻게 물어보...
blog.naver.com
변호사지세훈법률사무소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293-19, 512호
상담예약 02 419 4199
변호사지세훈법률사무소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293-19
'법률상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AI가 추천한 증거수집 방법이 위법이 되는 순간 (0) | 2026.06.15 |
|---|---|
| AI 법률상담과 변호사 상담의 차이, 실제 사례로 알아보기 (0) | 2026.06.11 |
| AI가 작성한 내용증명, 그대로 보내도 괜찮을까? (0) | 2026.06.09 |
| AI에게 외도 증거를 보여줘도 괜찮을까? 이혼소송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주의점 (0) | 2026.06.08 |
| AI가 재산분할 비율을 계산한다 하더라도 (0) | 2026.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