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혼절차

(2)
"이것도 변호사가 해주나요?" 법률 서비스의 경계에 대한 솔직한 고백 얼마 전 칼럼 하나를 읽었다. 어느 카페 화장실에 붙어 있던 안내문에 관한 이야기였다. '대변 금지.' 그냥 적어둔 수준이 아니라, 변기 뚜껑을 아예 구조물로 막아버리고, 근처 공중화장실 약도를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 4개 국어로 인쇄해 붙여둔 곳이었다. 칼럼니스트는 그 카페를 비난하지 않았다. 다만 조용히 물었다.일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그 질문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카페 사장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 자신의 이야기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변호사 일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의뢰인이 변호사에게 전화할 때, 무엇을 기대하는가.이혼 소송을 앞두고 처음 전화를 걸어오는 의뢰인들이 있다. 목소리는 대개 두 가지다. 극도로 낮거나, 약간 떨리거나. 어느 쪽이든 그 목소리 안에는 같은 질문이 들어 있다. '..
이혼할 때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에 대하여 일단 햄버거를 한 입 베어 물기로 했다. 와사삭. 입에서 바스러지는 양상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배가 고플때가 아니라, 머릿속이 복잡할 때다. 손으로 눌러 잡은 빵은 부드럽게 찌그러지고, 안에 들어 있는 것들은 제각각의 형태를 유지한 채 입 안으로 들어온다. 그런데 막상 씹기 시작하면, 그것들은 빠르게 섞인다. 빵과 패티, 소스와 채소가 한 번에 뒤엉켜서, 처음의 구분은 금방 흐릿해진다. 처음에는 분명히 따로 존재하던 것들인데, 어느 순간부터는 하나의 맛으로 기억된다.관계도 비슷하다. 처음에는 각자의 삶이 분명히 따로 있다. 시간도, 돈도, 감정도, 인간관계도 각자의 것이다. 그런데 함께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경계는 조금씩 무너진다. 자연스럽게 섞이고, 서로의 일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