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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상담

소송에서 이기고 싶다면 순리대로 풀어가야 합니다

 

누군가는 소송을 시작하면 세상이 뒤집힐 거라고 믿는다. 소장 한 장만 보내면 상대방이 겁먹고 돈을 보내올 것 같고, 갑자기 태도가 바뀔 것 같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황이 정리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밤마다 휴대폰을 붙잡고 검색한다. “소송하면 상대방이 바로 합의하나요.” “내용증명 보내면 무섭나요.” “민사소송 이기면 바로 돈 받을 수 있나요.” 그런 질문들을 보다 보면 사람 마음이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판결문 자체가 아니다. 불안에서 빨리 빠져나오고 싶은 것이다. 억울함을 단번에 뒤집고 싶은 것이다. “내가 맞았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다.

그 마음 자체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수많은 상담실에서 그런 얼굴들을 봐 왔다. 며칠째 잠을 못 잤다는 사람. 카카오톡 알림만 울려도 심장이 내려앉는다는 사람. 계좌 잔액을 새로고침하면서 상대방 입금만 기다리는 사람. 다들 어떤 ‘한 방’을 기대한다. 법이 마치 영화 속 버튼처럼 눌러지는 순간 모든 문제가 정리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현실의 법은 생각보다 훨씬 느리고, 차갑고, 구조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법은 억지와 과장을 생각보다 굉장히 싫어한다는 점이다.

내가 맡았던 소송 중에도 그런 사건이 있었다. 누가 봐도 무리하게 제기된 소송이었다. 처음 서류를 봤을 때부터 방향이 보였다. 감정은 컸지만 증거가 없었고, 주장은 공허했다. 상대방의 말은 강했지만 그뿐이었다.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서 증거가 생기지는 않는다. 억울하다고 해서 입증이 되지도 않는다. 재판부는 결국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본다. “얼마나 화가 났는가”만으로는 부족하다.

서면으로 공방을 주고 받고 난 이후 역시나 상대방으로부터 예상했던 연락이 왔다. 상대방 측은 이제와서 소 취하에 동의해 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그렇게 강하게 나오던 사람들이었다.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처럼 말했고, 끝까지 가겠다고 했고, 큰소리도 쳤다. 그런데 기록이 쌓이기 시작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결국 의뢰인에게 그 이야기를 전달했을 때, 그분이 조용히 웃으면서 말했다.

“변호사님 그냥 순리대로 해 주세요. 소송비용 정도는 뭐 못 받아도 괜찮습니다.”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속에 오래 남았다.

사람들은 종종 소송을 전쟁처럼 생각한다. 무조건 세게 밀어붙이는 사람이 이긴다고 믿는다. 하지만 실제 법적 다툼은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많다. 너무 욕심을 내면 무너진다. 억지로 끼워 맞추기 시작하면 어딘가에서 균열이 생긴다. 처음에는 작은 균열처럼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사건 전체를 흔든다. 특히 민사소송이나 이혼소송에서는 그 경향이 더 강하다. 재산분할도 마찬가지다. 받을 수 있는 범위를 넘어 무리하게 주장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신뢰를 잃는다. 양육권 다툼도 그렇다. 상대방을 악마처럼 몰아붙이다 보면 정작 본인의 태도가 문제 되는 순간이 온다.

내가 사건 기록에서 자주 보는 장면 중 하나는, 처음에는 자신감으로 가득했던 사람이 시간이 갈수록 설명이 길어지는 모습이다. 설명이 길어진다는 것은 대개 논리가 흔들린다는 뜻이다. 사람은 불리할수록 말을 더 붙인다. 이미 방향이 틀어졌는데도 억지로 운전대를 꺾으려 한다. 그런데 법적 분쟁은 억지로 끌고 갈수록 비용이 커진다. 시간도 잃고, 감정도 잃고, 체력도 잃는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잃는다. 그래서 좋은 변호사는 무조건 싸움을 키우지 않는다. 이길 수 있는 부분과 접어야 하는 부분을 구분한다. 어디까지 밀고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를 계속 계산한다.

물론 세상에는 끝까지 싸워야 하는 사건도 있다. 절대 물러서면 안 되는 순간도 분명 존재한다. 다만 그 싸움 역시 ‘순리’를 따라야 한다. 증거가 있어야 하고, 구조가 맞아야 하고, 현실적인 집행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소송 자체를 목표로 삼는다. 그러나 실제로 중요한 것은 결과다. 판결 이후까지 봐야 한다. 돈을 받을 수 있는지. 관계 정리가 가능한지. 아이들에게 어떤 흔적이 남는지. 

그래서 법률 상담을 하다 보면 의외로 가장 어려운 일은 상대방을 공격하는 문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의뢰인이 스스로의 감정을 조금 떨어져서 보게 만드는 일이다.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다시 묻는 일이다. 지금 당장 화를 푸는 것이 목표인지, 아니면 몇 년 뒤까지 생각한 현실적인 정리가 목표인지를 구분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 과정 없이 시작한 소송은 방향을 잃기 쉽다. 그리고 방향을 잃은 소송은 대개 끝이 좋지 않다.

혼자 사건을 붙잡고 있으면 자꾸 극단으로 간다. 인터넷 글 몇 개를 읽고 희망을 크게 품었다가, 댓글 하나에 다시 무너진다. 상대방 말 한마디에 밤새 잠을 설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법적 판단보다 감정적 반응이 앞선다. 그때 필요한 것은 무조건 “싸워드립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지금 어디까지 가능한지, 어디부터 위험한지, 어떤 방향이 현실적인지를 같이 정리해 줄 사람이다. 결국 소송은 서류 싸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방향 싸움에 가깝다.

억지로 흐름을 거스르는 사건은 오래 못 간다. 수많은 사건을 지켜보는 재판부는 누가 감정으로 밀어붙이고 있는지, 누가 기록으로 이야기하고 있는지 뻔히 다 보고 있다. 그래서 법적 다툼에서는 의외로 담담한 사람이 강하다. 괜히 소리를 키우지 않는 사람. 필요한 말만 남기는 사람. 순리대로 가자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오히려 마지막에 흔들리지 않는다.

혹시 지금도 상대방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계속 흔들리고 있다면, 혼자 결론부터 내리지 말기를 바란다. 사건은 겉으로 보이는 감정과 실제 법적 구조가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오히려 초기에 방향을 잘 잡아두는 것만으로도 시간과 비용, 감정 소모를 크게 줄이는 경우를 자주 본다. 조용히,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나씩 정리해 가는 것이 결국 가장 빠른 길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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