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차 실험에서는 프롬프트에 소폭의 변형을 가하였다. 기존과 동일한 차용증을 첨부하되, 단순히 소장 작성을 요청하는 것을 넘어 "당신은 법률 전문가이므로 충분히 검토한 후 형식에 맞는 소장을 작성해 달라"는 취지의 문구를 추가하였다.
연구자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러한 문구가 결과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예전에야 이런 식의 질문이 유효했지만 날이 갈수록 이런 문구를 넣으나 넣지 않으나 결과물에는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가 스스로를 전문가라고 한 번 더 인식한다고 해서 법률 지식이 갑자기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좀 웃긴 일이기도 하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험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 혹시라도 프롬프트의 미세한 차이가 결과물의 완성도나 일관성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해당 조건을 추가하였다. 쉽게 말하면 "자, 이번에는 네가 전문가라고 생각하고 한 번 제대로 써 봐."라는 요청을 조금 더 점잖은 문장으로 전달했다.
과연 이러한 작은 변화가 실제 법률서면의 품질 향상으로 이어졌는지 아래에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응답 #3
제시된 차용증 내용에 따르면,
- 차용일: 2023. 1. 27.
- 원금: 200,000,000원
- 변제기: 2026. 1. 27.
- 이자율: 연 5%
- 이자지급일: 매년 1. 27.
- 채권자: 홍길동
- 채무자: 이몽룡
으로 보입니다.
현재(2026. 6. 25.) 변제기가 경과하였음에도 원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면, 채권자는 채무자를 상대로 대여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실제 법원 제출 형식에 맞춘 소장 예시입니다.
소 장
사건명 : 대여금
원 고
홍길동
주소 : ○○○○○
연락처 : ○○○-○○○○-○○○○
피 고
이몽룡
주소 : ○○○○○
연락처 : ○○○-○○○○-○○○○
청 구 취 지
- 피고는 원고에게 2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6. 1. 28.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라는 판결을 구합니다.
청 구 원 인
1. 금전대여 사실
가. 원고는 2023. 1. 27. 피고에게 금 200,000,000원을 대여하였습니다.
나. 같은 날 원고와 피고는 차용증을 작성하였고,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차용금액 : 200,000,000원
- 차용일 : 2023. 1. 27.
- 변제기 : 2026. 1. 27.
- 약정이자 : 연 5%
- 이자지급일 : 매년 1. 27.
다. 원고는 위 약정에 따라 피고에게 대여금을 지급하였고, 피고는 이를 수령하였습니다.
2. 변제기 도래 및 채무불이행
가. 위 차용증에 따르면 피고는 2026. 1. 27.까지 원금을 변제할 의무가 있습니다.
나. 그러나 피고는 변제기가 도래하였음에도 현재까지 원금 200,000,000원을 변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 원고는 수차례에 걸쳐 변제를 요청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3. 이자 및 지연손해금
가. 피고는 차용증에 따라 연 5%의 약정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나. 또한 변제기 다음날인 2026. 1. 28.부터는 원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금 2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합니다.
4. 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대여금 원금 2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청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입 증 방 법
- 갑 제1호증 차용증
- 갑 제2호증 대여금 송금내역서
- 갑 제3호증 내용증명 우편 사본(있는 경우)
- 갑 제4호증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내역 등(있는 경우)
첨 부 서 류
- 차용증 사본 1통
- 송금내역서 1통
- 내용증명 사본 1통(있는 경우)
- 주민등록초본(피고 주소 확인용) 1통
- 소장 부본 1통
- 인지대 및 송달료 납부서
원고 홍길동 (인)
○○지방법원 귀중
실무상으로는 차용증만 있고 실제 2억 원을 지급한 금융거래내역(계좌이체 내역)이 없는 경우 피고가 "돈을 실제 받은 적이 없다"고 다투는 사례가 많으므로, 소장에는 반드시 대여금 송금일자·계좌번호·송금금액을 특정하여 기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연 5% 이자가 2024년, 2025년, 2026년에 지급되지 않았다면 미지급 약정이자까지 함께 청구하는 형태**로 청구금액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을 수정하여 원금 2억 원 외 미지급 이자까지 포함한 소장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지세훈 변호사의 Comment
드디어 실무에서 검토해 볼 만한 수준의 소장이 생성되었다. 앞선 실험들과 비교하면 드디어 멀쩡한 청구취지가 생성되었기에 이 내용만 그대로 복붙해서 붙여넣기 해도 법원에서 커트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수정"이 아니라 "검토"를 해볼 수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실험에서 프롬프트를 변경했다는 사실이다. 단순히 소장을 작성해 달라고 요청하는 대신, "30년 된 베테랑 민사소송 대여금 전문 변호사가 되어 차용증 작성 후 현재까지 대여금을 지급받지 못한 원고가 제기하는 대여금반환청구 소장을 형식에 맞추어 작성해 달라."는 조건을 추가하였다.
과연 이러한 역할 부여가 결과물의 품질 향상에 영향을 미친 것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과학적인 실험이라면 단 한 번의 성공으로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 이번 결과가 우연인지, 프롬프트의 효과인지, 또는 생성 시점의 차이에 불과한지는 동일한 조건을 반복하여 검증해야 한다. 따라서 다음 실험에서도 동일한 프롬프트를 그대로 사용하여 결과가 다시 재현되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실험을 통해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생성형 AI는 적절한 프롬프트를 제공하면 이전보다 훨씬 완성도 높은 법률문서를 작성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곧바로 '법원에 그대로 제출해도 되는 소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법률문서는 외형보다 내용이 중요하며, 작은 오류 하나가 소송 절차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결국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사람은 AI에게 일을 모두 맡기는 사람이 아니라, AI가 작성한 결과물을 검증할 수 있는 사람이다. 변호사는 이제 처음부터 모든 문서를 직접 작성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AI가 만든 초안을 실무에 맞게 교정하고 위험 요소를 찾아내는 사람으로 역할이 바뀌고 있다. AI는 훌륭한 초안을 만들어 줄 수 있지만, 그 초안이 실제 권리를 지켜줄 문서가 되는지는 여전히 전문가의 검토에 달려 있다(고 오늘도 열심히 우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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