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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서면 작성법

공사가 중단됐어도 돈을 받을 수 있을까? 실제 시공한 부분의 공사대금 청구 소장 작성법

 

공사를 끝까지 마치지 못했다고 해서 지금까지 시공한 부분의 공사대금까지 당연히 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공사대금 사건을 보다 보면 “완공하지 못했으니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발주자의 주장과 “이미 자재비와 인건비로 수천만 원을 썼으니 전부 지급해야 한다”는 시공자의 주장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재판에서는 어느 한쪽의 말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공사가 왜 중단됐는지, 중단될 당시 어느 정도까지 시공됐는지, 그 부분이 건물이나 시설에 그대로 남아 발주자에게 이익이 되고 있는지, 그리고 이미 지급받은 공사대금이 얼마인지입니다. 따라서 공사가 중단된 상태에서 공사대금을 청구하려면 “나는 이만큼 돈을 썼다”는 이야기를 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실제로 완성되어 현장에 남아 있는 공사의 범위와 그 경제적 가치를 소장에서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먼저 소장을 작성하기 전에 자신이 청구하려는 공사대금의 성격부터 구별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공정별 또는 월별로 기성금을 지급하기로 정해 두었다면 이미 지급시기가 도래한 기성금 자체를 청구하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공사를 진행하다 도급계약이 해제되거나 사실상 종료되어 더 이상 공사를 계속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그때까지 완성된 부분을 기준으로 공사대금을 정산하는 문제가 됩니다. 민법은 원칙적으로 완성된 목적물의 인도와 보수 지급을 연결하고 있지만, 실제 건설공사에서는 계약 내용과 공사 진행상황에 따라 기성 부분의 정산이 문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도 미완성 상태에서 도급계약이 해제된 경우 일정한 요건 아래 이미 완성된 부분의 완성도와 기성고에 상응하는 보수를 정산하도록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소장 첫 부분에서는 계약 체결일, 공사 장소, 공사 범위, 총 공사대금, 공사기간과 지급조건을 먼저 정리한 다음, 어떤 경위로 공사가 중단되고 계약관계가 종료되었는지를 시간순으로 적는 것이 좋습니다.

그다음 중요한 것이 바로 ‘어디까지 공사했는가’입니다. 가상의 사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인테리어 업체가 총 8천만 원에 음식점 내부공사를 맡아 철거, 전기배선, 설비배관, 천장공사와 목공 일부까지 진행했는데 발주자와 추가공사비 문제로 갈등이 생겨 공사가 멈췄다고 해보겠습니다. 이때 소장에 단순히 “전체 공사의 약 60%를 시공하였다”고 적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철거공사 완료, 급배수 배관 완료, 전기배선 완료, 천장 골조 완료, 목공공사 일부 완료와 같이 공종별로 실제 시공내용을 나누어 적어야 합니다. 여기에 공사 전후 사진, 공사일지, 작업자 출입기록, 자재발주서, 거래명세표, 세금계산서, 현장 단체대화방, 발주자의 공사진행 확인 메시지 등을 붙이면 훨씬 강한 주장이 됩니다. 특히 공사가 중단된 직후 현장 사진이나 동영상을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이 지나 다른 업체가 후속공사를 해버리면 내가 시공했던 부분과 후속업체가 시공한 부분을 구별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시공자가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내가 실제로 쓴 돈과 법원에서 인정되는 공사대금이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닙니다. 공사가 중단되어 기성고를 정산하는 경우 판례는 원칙적으로 이미 완성된 부분에 들어간 공사비와 미시공 부분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공사비를 기준으로 기성고 비율을 산정하고, 그 비율을 약정한 전체 공사대금에 적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시공 부분에 필요한 공사비가 4천만 원이고 남은 공사를 마치는 데 필요한 공사비가 6천만 원이라면 기성고를 40%로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총 약정 공사대금이 1억 원이라면 기성 공사대금은 원칙적으로 4천만 원을 기준으로 검토하게 됩니다. 물론 실제 사건에서는 설계변경, 공사범위 변경, 추가공사, 계약단가 등 여러 변수가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재비 영수증을 모두 더해서 그 금액을 그대로 청구하기보다는, 약정한 공사범위와 총 공사대금 가운데 실제 시공 부분이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지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성고가 다투어지면 결국 감정을 통해 판단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소장의 청구원인은 가능한 한 계산식이 보이도록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원고는 피고와 ○년 ○월 ○일 총 공사대금 ○원에 ○○공사를 도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계약관계를 적습니다. 다음으로 계약에 따라 언제부터 어떤 공사를 진행했는지, 공사중단 당시 어떤 부분까지 완료했는지를 설명합니다. 이어 “이 사건 전체 공사 중 원고가 시공한 부분의 기성고는 적어도 ○%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총 공사대금에 해당 기성고를 적용한 금액을 산출합니다. 여기에서 이미 지급받은 계약금이나 중도금, 기성금이 있다면 반드시 공제해야 합니다. 예컨대 전체 공사대금이 1억 원이고 기성 부분이 55%로 평가되며 이미 3천만 원을 지급받았다면 기본적인 계산은 ‘1억 원 × 55% - 3천만 원 = 2천5백만 원’이 됩니다. 이렇게 청구금액이 어디에서 나왔는지를 재판부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좋은 소장의 기본입니다. 단순히 “미지급 공사대금 2천5백만 원을 지급하라”고 적는 것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습니다.

추가공사가 있었다면 본래의 기성 공사대금과 별도로 정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공사현장에서는 계약서를 작성한 뒤에도 “여기 벽 하나만 더 세워주세요”, “조명 위치를 전부 바꿔주세요”, “욕실 자재를 다른 제품으로 교체해주세요”라는 요청이 끊임없이 생깁니다. 문제는 공사가 끝난 뒤입니다. 발주자는 “원래 공사에 포함된 것 아니었느냐”고 말하고, 시공자는 “분명 추가로 해달라고 해서 해준 것”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견적서 수정본,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 공사현장 대화내용, 추가 자재 주문내역, 세금계산서와 사진입니다. 특히 추가공사대금은 실제 추가공사가 이루어졌다는 사실뿐 아니라 발주자의 요청이나 합의가 있었는지도 함께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계나 사양 변경에 따라 공사대금이 변경되기로 한 계약이라면 변경된 공사대금을 기준으로 기성고를 산정할 수도 있으므로, 변경계약이나 수정견적이 있다면 소장에 빠뜨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공사가 중단되면 서로 감정이 상하기 쉽습니다. 시공자는 “내 돈을 이렇게 넣어 놓았는데 어떻게 돈을 안 줄 수 있느냐”고 생각하고, 발주자는 “완성도 못 해놓고 무슨 공사대금을 달라는 것이냐”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재판에서는 그 두 감정 사이에 계산표를 하나 놓고 바라봐야 합니다. 계약서, 견적서, 설계도면, 공사 전후 사진, 공정표, 공사일지, 자재내역, 세금계산서, 계좌이체내역, 당사자 사이의 메시지를 모아 계약금액과 시공범위, 기성고, 기지급금을 하나씩 연결해야 합니다. 정확한 기성고를 소 제기 전에 산정하기 어렵다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금액부터 일부 청구하고 향후 감정결과 등에 따라 청구취지를 확장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공사가 멈췄다는 것은 현장이 멈춘 것이지, 이미 이루어진 공사까지 사라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결국 공사대금 청구소장에서 해야 할 일은 간단합니다. 현장에 남아 있는 공사를 증거로 바꾸고, 그 증거를 금액으로 바꾸어 재판부가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계산식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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