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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서면 작성법

부동산 매도인이 계약을 파기했다면? 계약금 배액상환 청구 소장 작성법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까지 지급했는데 갑자기 매도인이 “사정이 생겨서 못 팔겠다”고 나오면 매수인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이사 날짜를 맞춰놓았을 수도 있고, 살던 집을 내놓거나 대출까지 알아봤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 “그러면 계약금 두 배 받을 수 있는 거죠?”입니다. 원칙적으로 민법 제565조는 계약금을 받은 사람이 계약을 해제하려면 상대방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까지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실제 소송에서는 “매도인이 계약을 파기했다”는 사정 하나만으로 자동으로 배액상환 판결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이 실제로 성립했는지, 지급한 돈이 민법상 계약금인지, 당사자 사이에 별도의 위약금 약정이 있었는지, 매수인이나 매도인이 이미 이행에 착수했는지까지 하나씩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계약금 배액상환 청구 소장은 억울함을 길게 적는 문서라기보다 계약 체결부터 파기까지의 과정을 시간순으로 아주 정확하게 재구성하는 문서에 가깝습니다.

소장을 작성할 때 가장 먼저 적어야 할 것은 매매계약의 내용입니다. 언제 계약했는지, 어느 부동산인지, 매매대금은 얼마인지, 계약금·중도금·잔금은 각각 얼마이고 지급일은 언제인지부터 명확하게 적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원고는 2026년 3월 1일 피고 소유 아파트를 10억 원에 매수하기로 하고, 같은 날 계약금 1억 원을 피고에게 지급하였다”는 식입니다. 이 문장이 사건의 출발점입니다. 여기에 매매계약서와 계약금 송금내역을 증거로 붙입니다. 저는 이런 사건에서 계약서를 설명할 때 계약서 전체 내용을 장황하게 옮겨 적기보다는 분쟁과 직접 관련된 조항을 중심으로 정리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매도인이 계약을 해제할 경우 계약금의 배액을 배상한다”는 특약이 있다면 반드시 그대로 특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계약금이 단순한 예약금인지, 해약금인지,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까지 겸하는지는 계약서 문구에 따라 법적 효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름은 똑같이 ‘계약금’이라고 적혀 있어도 그 돈이 어떤 역할을 하도록 약정되었는지는 별도로 살펴봐야 합니다.

두 번째는 매도인이 어떻게 계약을 파기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여기에서 “피고가 일방적으로 변심하였다” 정도로만 쓰면 부족합니다. 언제, 어떤 방법으로, 무슨 말을 하면서 계약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했는지를 적는 것이 좋습니다. 가상의 사례를 생각해보겠습니다. 매매계약을 체결한 지 일주일 뒤 매도인이 중개사에게 “가격이 너무 낮은 것 같다. 계약금 두 배를 주고 계약을 끝내겠다”고 말했다면 그 대화 내용과 시점을 적어야 합니다. 문자메시지가 있다면 가장 좋고, 통화녹음이나 중개사의 메시지도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매도인이 단순히 계약 조건의 변경을 요구한 것인지, 실제로 해제 의사를 명확히 표시한 것인지도 구분해야 합니다. 소장에서는 감정을 빼고 사실을 적는 것이 오히려 더 강합니다. “원고는 계속하여 계약의 이행을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2026년 3월 10일 문자메시지를 통하여 더 이상 목적 부동산을 매도할 의사가 없음을 통보하였다.” 이런 문장이 사건을 훨씬 선명하게 만듭니다.

다만 여기에서 중요한 갈림길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행의 착수’입니다. 민법 제565조에 따른 계약금 해제는 상대방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까지만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이행의 착수를 객관적으로 외부에서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채무의 일부를 실제로 이행하거나, 이행에 필요한 전제행위를 한 경우라고 설명합니다. 단순한 준비만으로는 부족하지만 반드시 완전한 이행 제공까지 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중도금이 이미 지급되었다거나 계약 이행을 위해 상당한 조치가 실제로 진행된 사건에서는 단순히 매도인이 “계약금 두 배 줄 테니 끝내자”고 말한다고 해서 계약을 자유롭게 해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매수인이 단순히 대출상담을 받거나 잔금을 준비해 놓았다는 정도만으로 항상 이행착수가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대법원도 잔대금을 받아가라고 미리 최고한 행위만으로는 이행에 착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결국 소장에서는 계약 체결 이후 자신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매도인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하면 곧바로 “계약금의 배액을 청구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계약금 배액상환이라는 말 안에는 서로 다른 구조가 숨어 있습니다. 민법 제565조에 따라 매도인이 스스로 해약금 해제를 하면서 배액을 반환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계약서에 “매도인이 계약을 위반하면 계약금의 배액을 위약금으로 지급한다”고 정한 경우도 있습니다. 또 매도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매수인이 계약을 해제하고 원상회복과 손해배상을 구하는 구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모두 “계약금 두 배”처럼 보이지만 청구원인은 다릅니다. 실제 소장에서는 이 부분을 구별해서 적어야 합니다. 예컨대 계약서에 명확한 위약금 약정이 있다면 그 조항을 근거로 청구하는지, 아니면 매도인이 민법 제565조에 따른 해약금 해제를 통보했으면서도 배액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인지 사건 구조부터 결정해야 합니다. 소송은 숫자보다 청구원인이 먼저입니다.

청구취지는 비교적 간단하게 작성할 수 있지만 금액 계산은 정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계약금으로 5천만 원을 지급했고 매도인이 이를 받은 상태에서 배액상환 의무가 발생하였다면, 원칙적으로 배액은 1억 원입니다. 다만 이미 계약금 5천만 원을 돌려받았다면 남은 청구금액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계약금 5천만 원을 줬으니 추가로 1억 원을 더 달라”는 식으로 계산하면 사건 구조에 따라 과다청구가 될 수 있습니다. 청구취지에는 원금뿐 아니라 지연손해금도 함께 기재합니다. 언제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지는 배액상환 약정의 내용, 해제 통보 시점, 이행청구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건별로 정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청구원인 말미에서는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계약금 배액상환금 중 미지급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결론을 맺습니다. 소장은 결국 앞에서 적은 사실들이 마지막 이 한 문장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 합니다.

제가 부동산 계약금 분쟁에서 반복해서 보는 것은 계약이 깨진 바로 그 순간보다 그 전에 오간 몇 개의 메시지가 사건을 좌우한다는 점입니다. 매도인이 왜 계약을 깨려고 했는지, 매수인이 계약을 계속 이행하겠다고 했는지, 중도금 지급을 시도했는지, 배액상환을 실제로 제안했는지가 기록에 남아 있으면 사건은 훨씬 분명해집니다. 그래서 매도인에게 화가 난다고 전화로만 항의하기보다 문자나 내용증명으로 자신의 입장을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매매계약서, 계약금 송금내역, 중개사와의 대화, 매도인과의 문자메시지, 통화녹음, 내용증명을 날짜순으로 놓아보면 소장의 골격이 거의 그대로 나옵니다. 부동산 한 채를 사고파는 일에는 큰돈뿐 아니라 그 뒤의 삶의 일정까지 걸려 있습니다. 계약이 깨졌을 때 화가 나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법원에 제출하는 문서에서는 그 분노보다 날짜 하나, 송금내역 하나, 문자 한 줄이 훨씬 강합니다. 계약금 배액상환 청구 소장은 결국 “왜 억울한가”를 호소하는 문서가 아니라, 어떤 계약이 있었고, 누가 어떤 방식으로 이를 깨뜨렸으며, 그래서 얼마를 지급해야 하는지를 증명하는 문서라고 생각하면 방향을 잡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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