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프롬프트를 다시 입력했다. 이번에도 같은 소장이 나올까.
제4차 실험에서는 제3차 실험에서 사용한 프롬프트를 어떠한 수정도 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였다. 동일한 차용증을 첨부하고, 동일한 프롬프트를 입력하였으며, 로그인되지 않은 동일한 환경에서 생성형 AI에게 대여금반환청구 소장 작성을 요청하였다.
제3차 실험에서는 처음으로 실무상 검토가 가능한 수준의 결과물이 생성되었다. 그렇다면 그 결과는 프롬프트 개선의 효과였을까, 아니면 우연히 한 번 좋은 답변이 생성된 것에 불과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같은 조건을 반복하는 것밖에 없다.
생성형 AI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재현성이다. 동일한 입력 조건에서 동일하거나 최소한 유사한 결과가 반복적으로 생성되어야 비로소 신뢰할 수 있다. 만약 결과가 매번 달라진다면, 그것은 실력이라기보다 운에 가까울 수도 있다.
이번 실험의 목적은 새로운 프롬프트를 찾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아무것도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같은 결과가 다시 나오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과연 제3차 실험의 성공은 반복될 것인가. 이제 다시 한번 AI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 보겠다.
물론입니다. 첨부하신 차용증을 기초로 하면 민사소송법상 대여금반환청구 소장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법원에 제출하는 소장은 당사자의 인적사항, 주소, 관할법원, 지연손해금 기산일, 청구원인 등을 정확하게 기재해야 하므로 아래는 법원 제출 형식에 맞춘 예시입니다.
대여금반환청구의 소
○○지방법원 귀중
원 고
성명 : 홍길동
주소 : (원고 주소)
연락처 : (전화번호)
피 고
성명 : 이몽룡
주소 : (피고 주소)
연락처 : (알고 있는 경우 기재)
소 가
200,000,000원
인지대 및 송달료
추후 보정
청 구 취 지
- 피고는 원고에게 2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6. 1. 2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
-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라는 판결을 구합니다.
청 구 원 인
1. 당사자의 관계
원고와 피고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이입니다.
2. 금전의 대여
원고는 2023. 1. 27. 피고의 금전 차용 요청에 따라 피고에게 금 200,000,000원을 대여하였습니다.
같은 날 원고와 피고는 차용증을 작성하였으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차용금액 : 200,000,000원
② 차용일 : 2023. 1. 27.
③ 이자 : 연 5%
④ 이자지급일 : 매년 1월 27일
⑤ 원금 변제기 : 2026. 1. 27.
피고는 위 차용증에 자필로 서명 또는 날인하여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3. 피고의 채무불이행
피고는 약정된 변제기인 **2026. 1. 27.**까지 원금을 변제하지 아니하였습니다.
또한 약정이자 역시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며, 원고의 수차례 변제 요구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대여금을 반환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원금 20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4. 지연손해금
피고는 변제기 다음날인 **2026. 1. 28.**부터 이 사건 대여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므로 민법 및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변제기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12%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5. 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 대여금 200,000,000원
- 이에 대한 2026. 1. 28.부터 완제일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
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 사건 청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입 증 방 법
- 갑 제1호증 차용증 1부
- 갑 제2호증 계좌이체내역 또는 송금확인증 1부
- 갑 제3호증 내용증명(있는 경우)
- 갑 제4호증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내역(있는 경우)
- 기타 입증자료
첨 부 서 류
- 차용증 사본 1부
- 송금내역 1부
- 내용증명 사본 1부(있는 경우)
- 주민등록초본(주소보정용, 필요한 경우)
- 소장 부본
- 인지 및 송달료 납부서
- ○○. ○○.
원고 홍길동 (인)
○○지방법원 귀중
검토 의견
첨부된 차용증만으로도 대여금 청구의 핵심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승소 가능성을 높이려면 다음 자료를 함께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 원고 계좌에서 피고 계좌로 2억 원이 실제 송금된 이체확인증
- 피고가 돈을 빌렸음을 인정하는 문자, 카카오톡, 녹취
- 변제를 요구한 내용증명이나 문자
- 피고의 주민등록초본(송달 주소 확인용)
이러한 자료가 함께 제출되면 차용 사실과 미변제 사실을 보다 명확하게 입증할 수 있습니다.
지세훈 변호사의 Comment
혹시나 했던 기대는 결국 역시나로 돌아왔다. 제3차 실험에서는 비로소 실무에서 검토해 볼 만한 수준의 소장이 생성되었기에 동일한 프롬프트를 다시 입력하면 적어도 비슷한 결과가 재현될 것이라 기대하였다. 그러나 제4차 실험에서는 다시 청구취지 작성 단계에서부터 실무상 수정이 필요한 내용이 확인되었다.
대여금반환청구 소장에서 청구취지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이 부분조차 안정적으로 작성하지 못한다면, 생성형 AI가 작성한 나머지 내용 역시 그대로 신뢰하기는 어렵다. 법률문서는 일부만 맞는다고 제출할 수 있는 문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AI가 작성한 초안이 전혀 쓸모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법률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잘못된 부분을 찾아 수정하고, 필요한 내용을 보완하여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문제는 대부분의 의뢰인은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이 틀렸는지를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무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보정명령을 받는 사례를 적지 않게 접한다. 당사자는 인터넷이나 AI를 통해 어렵게 소장을 작성했지만, 정작 법원이 요구하는 핵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다시 처음부터 수정하는 경우가 반복된다. 결국 시간을 들여 작성한 문서가 소송을 빠르게 진행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절차를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번 실험이 보여준 결론은 단순하다. AI는 초안을 작성하는 데에는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초안이 실제 법원에 제출 가능한 문서인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그 차이를 구별할 수 없다면, 처음부터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정확한 방향으로 사건을 진행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모두 절약하는 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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